오만석이란 배우를 알게된 이후 가장 안타까운 것이
그의 헤드윅을 보지 못한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 시즌 헤드윅 소식을 듣고도 시큰둥한게 사실이었다.
오드윅이 아니면 의미가 없어 흥!
하지만 원조 헤드윅 존 카메론 미첼의 방한 소식과 함께
올해의 헤드윅 콘서트에 만석씨가 나온다는 얘기에 덜컥 콘서트를 예매해 놓고는
나는 아직 헤드윅을 한번도 보지 않았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오드윅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똥고집을 부려놨지만
그건 그냥 갖고 싶은 것을 갖지 못한데 대한 투정일 뿐..
헤드윅 실황이며 OST며 다 들어서 노래도 알고 있고 내용도 어느 정도는 알지만
공연을 보고 가야 콘서트를 백퍼센트 즐길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러나 헤드윅은 이미 모든 표가 매진되었고
나는 평일 공연 밖에 볼 수 없는 열악한 스케쥴..
다급해진 마음으로 양도표를 찾아서 여기저기 돌아 다녔지만
헤드윅 기획사는 어째서 변변한 홈페이지 하나 없이
싸이월드 같은데 공식 홈페이지를 만들어 놓은건지 원망스럽게도
근무 시간에 싸이가 막혀 있는 상태에서 점심시간이나 근무 시간 이후에 들어가봐야
양도표들은 이미 제 주인을 찾아가 버린 후..
절박한 심정으로 네트워크 담당자를 찾아가서
이틀만 싸이를 열어달라고 통사정해서 어제야 간신히 싸이 접속에 성공하고
일은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린 상태에서 죽어라 새로고침만 하다가
드디어 표를 한 장 잡았다!
비록 좋은 자리는 아니지만 세상을 다 얻은 기분~
I am the KING of the world~~~
SH클럽 앞에서 이날 낮공연을 하고 나온 듯한 이석준씨를 보았으나
혼자인 관계로 소심해서 들이대지는 못하고 그냥 건물 지하로 들어갔다.
표를 받고 앉아서 잠시 기다리자니 안에서 들려오는 조승우의 목소리..
리허설 중인 것 같았는데 문득 녹음을 해볼까 했으나 귀찮아서 포기. ㅎㅎ
공연장 안이 덥다는 얘기에 생수를 한병 사들고 들어갔는데
칠수와 만수 때보다는 훨씬 낫더라.. (그래도 물은 유용했음 ㅋㅋ)
입장하라기에 일찌감치 들어가서 자리잡고 앉았는데
공연 시작할 즈음 사람들이 갑자기 웅성웅성 거리길래 무슨 일인가 나도 두리번거렸다.
뒷자리에 일본인 관광객들이 쭉 앉아 있었는데
자꾸 김김 하면서 사인 어쩌고 하길래 보니까 나랑 같은 줄에 김혜수가 앉아 있었다.
오우~ 몸매 죽이던데~
김정화도 왔다는 얘기도 있고 다른 연예인들도 몇 왔다던데 난 잘 모르겠음. ㅎㅎ
이츠학의 소개와 함께 시작된 공연..
뒷문을 열고 통로를 지나 무대위로 오르는 헤드윅!
많이 본 사람들은 조드윅이 많이 지쳐 보인다느니
애드립 만발이라느니 평을 하는데
헤드윅 자체를 처음 본 나에게 그런 비교가 가능할리 만무하고
다른 헤드윅에 비해 조드윅의 인기가 왜 그리 많은지도 알 수 없지만
헤드윅이란 공연이 왜 이리 많은 사람을 열광하게 하는지는 알 수 있었다.
그녀의 슬픔, 분노, 사랑, 고통, 용서, 열정...
공연보면서 울어본 건 아마 이번이 처음인 듯 한데 눈물도 주르륵 흐르고
정말 오랜만에 목이 터져라 환호하고 온 힘을 다해 박수치고 미친 듯이 방방 뛰었다.
집에 왔더니 몸은 녹초가 됐는데
이상하게 머릿속은 몽롱하고 어딘가 붕붕 떠다니는 듯 한 것이
뽕 맞으면 이런 느낌일 것도 같고.. ㅎㅎ
공연을 보고 오니 29일 콘서트가 더더더더더 기대된다.
아직도 조드윅의 몸매가 눈앞에서 아른거리고 헤드윅의 노래가 귓가에 울려..
아~ 행복해~~
공연장 : 대학로 SH클럽
관람일 : 2007.05.09 (2007.02.20~2007.05.13:시즌3)
관람료 : 46,000원 (수수료포함)
출연 : 조승우/송용진/이석준/김다현(헤드윅), 이영미/전혜선/안유진/서문탁(이츠학)
관람일 : 2007.05.09 (2007.02.20~2007.05.13:시즌3)
관람료 : 46,000원 (수수료포함)
출연 : 조승우/송용진/이석준/김다현(헤드윅), 이영미/전혜선/안유진/서문탁(이츠학)